명성산의 꽃들
모처럼의 연휴를 맞이해 그동안 못 가본 산에 가 보기로 하고 정한 곳이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이었습니다.
포천에 있지 않나 생각만 하고 차를 타고서 내비에 일단 찍었습니다.
구리휴게소에 잠깐 들러 커피를 한 잔 사 마시고 다시 출발하면서
내비에 명성산을 지우고 산정호수를 다시 찍었습니다.
왜그랬는지는 묻지마세요.
남편이랑 함께 차를 타고 어딘가를 갈 때에는 모든 것이 남편 위주로 움직입니다.
새로 난 길인지 차가 없어 시원하게 잘 갔습니다.
그런데 산정호수 입구쯤에 가니 갑자기 차가 많아졌습니다.
왼쪽에도 올라오는 길이 하나있었는데 그쪽은 아예 주차장처럼 많은 차들이 꼼짝 못하고 서 있더군요.
아랫쪽 어딘가에 주차장이 있는지 이미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올라 오는 사람들도 무지 많았습니다.
'명성산으로 다시 찍어 봐'
잔뜩 찌푸린얼굴을 한 남편이 한 말입니다.
내비에 다시 명성산을 치니 바로 앞에서 좌회전을 하라고 난리를 쳐 댑니다.
산정호수 입구에서 좌회전을 해서 돌아가는데 옆 차선에는 꼼짝 못하는 차들로 꽉 차 있습니다.
우리는 신나게 뻥 뚫린 길로 달렸습니다.
계속해서 내비가 시키는대로 갔는데 왠일입니까 막다른 길에서 가는 길도 없는데 우회전 하라고 난립니다.
마침 앞에서 유턴하는 차가 한 대 있길래 창문을 열고 과묵한 남편이 말을 겁니다.
'길도 없는 이곳에서 우회전하라고 하는데 혹시 명성산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그쪽 남자가 말을 합니다.
'아이구1 저도 내비에 명성산 찍고 왔는데.....'
그때 길도 아닌 이상한 곳에서 차가 한대 나옵니다. 차에는 부부인듯한 두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
옆차 남자가 그쪽에 말을 겁니다.
'어디서 오는 길이예요? 그쪽으로 가면 길이 있어요?'
'어디 가시려고요? 이쪽은 길이 없는데...'
'명성산에 가려고 하는데...내비가 미쳤는지...길도 없는 이곳으로..'
'명성산은 저기 저쪽 다리 옆으로 올라 가야해요. 다리 옆에 집이 두 채 있는데
첫 째집은 우리집이고 두째집 옆 길로 올라가면 되요'
차에서 내린 아주머니가 아주 친절하게 가려쳐 줍니다.
우리차 뒤에는 언제 왔는지 몇대의 차가 더 서 있습니다.
다들 내비가 시키는대로 왔다고 합니다.
망할놈의 내비같으니라구.......ㅋㅋㅋㅋ
명성산이 포천에 있는지 알았는데 이곳은 강원도 철원이었습니다.
어쨌건 아주머니가 시키는대로 올라가 보기로 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심어 가꾸는 잔대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곰취꽃도 활짝 피어 있습니다.
잠깐 아래를 보니 멀리 용화저수지가 보입니다.
털진득찰이겠지요?
이고들빼기가 제법 많이 보입니다.
꽃술이 무지 깁니다.
구절초가 아주 멋드러지게 피어있습니다.
등에가 사람이 다가가도 날아갈 생각을 안합니다.
얼마쯤 올라가니 이런 안내표지판도 보입니다.
명성산이 4km나 올라가야 있다니 ...오 마이 갓...
아주 가파른 길을 한참이나 올라 왔는데...
산 속에 신감채가 정말 많이도 있네요.
꽃이 핀 후의 모습이겠지요? 열매가 맺고 있는 것이 맞겠지요?
가끔 산부추가 보입니다.
높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컷 찍어 보았습니다.
이 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폭죽처럼 생긴 산부추입니다.
어느정도 올라가다가 너무 힘도 들고 배도 고프고
남편이 그만 가자고 합니다.
이동갈비나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명성산은 억새가 유명한데 제대로 산에 올라 억새밭도 못보고 그만 내려왔습니다.
산 아래에 가끔 보이는 억새
두째집 울타리에 핀 갈퀴나물입니다.
내비에 원조이동갈비를 찍고 시키는대로 가던 남편이 갑자기 차를 돌립니다.
그러더니 유명한 집이라며 어떤 순두부 집으로 들어 갑니다.
어찌되었건 그 순두부 집에서 급하게 점심을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명성산에 갔다 왔다고 할수 있겠습니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