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처음 봅니다.
짙은 보라색의 열매는 요즘 건강을 위해 많이들 먹고있는 것 같던데
꽃이 이렇게 생긴 줄은 몰랐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종처럼 생긴 꽃이 너무 귀여운 모습을 하고 달려 있습니다.
블루베리는 요즘 농가에서 많이들 심어 가꾸고 있나 보더군요.
그런데 새들이 열매를 아주 좋아해서 열매가 달리기만 하면 따 먹고 또 달리면 따 먹고....
새 퇴치기도 설치해야 되고 아니면 방조망을 설치 하던가
여러가지로 골치가 많이 아플것 같아요.
어느날 동네 산길을 걷다가 자동차가 지나간 길이 있길래
그 길을 따라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냥 산길로 이어질 줄 알았는데 끝까지 들어 가 보니 개인 소유의 농장인듯한 곳이 나왔습니다.
혹시 사람이 있나 주위를 두리번거려 보았으나
사람은 커녕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아 나갈 수도 없고해서 주변을 자세히 보니
바로 자주 다니던 동네약수터 근처였습니다.
약수터가 보이고 물 받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그곳으로 나갈 수 있는 울타리에는 체인으로 자물쇠를 채워놓았습니다.
계세요~~~아무도 안계세요~~~?
사람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조그마한 농기구 창고 같은 곳에서 인기척이 났습니다.
왜그러슈?
창고 안에서 사람소리가 났습니다.
그쪽으로 가 보았더니
나이를 알 수 없는 여자 한 분이 머리에 수건모자를 쓰고 앉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안녕하세요~~제가 길을 잘 못 들어 왔나 봐요. 나가는 길을 못찾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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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아무말도 않고 하던 일만 계속하고 있던 여자분 퉁명스러운 한마디 내뱉습니다.
그러면 왔던 길로 도로 나가슈!!!
잘 하지도 못하는 애교를 부려 보기로 했습니다.
아유~~~이 땅이 다 할머니네 땅인가요?
땅이 되게 넓네요~~~어머나~~~꽃도 정말 많네요. 이꽃들도 할머니가 다 심으신거예요?
꽃을 되게 좋아하시나 봐요.
안되는 애교를 부리려니 속이 다 니글거렸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빠져 나갈려면 어쩔수 없는 일.
집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데 왔던길을 도로 돌아나갈 수는 없는 일.
여자분이 일하던 손을 멈추고 일어났습니다.
옳다꾸나 문을 열어 줄라나보다 이럴 때 애교를 더 떨어야 돼
할머니~~~한국의 타샤 튜더같으세요~~~
정원 잘가꾸었던 미국할머니 타샤 튜더를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여자분이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타샤 튜더면 뭐해! 영감탱이가 뭘 도와줘야 일을 하지. 이거 다 나혼자 한거유!!
아이구~~~ 그러세요? 오늘은 바빠서 집에 가 봐야 되고 저 언제든지 놀러와도 되나요?
여자분이 그제사 얼굴을 들고 제 얼굴을 쳐다 봅니다.
수건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나이도 알 수 없고 생긴 것도 알 수 없었었는데
아이구 이를 어쩝니까? 얼굴을 자세히 보니 할머니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더 젊은 모습이었습니다.
여자분은 제가 할머니~~하고 부르면서 애교를 부렸을 때
얼마나 속이 니글거렸을까요?
정말 너무 미안했습니다.
저...저는 바로 저기 보이는 아파트에서 살아요. 정말로 제가 여기 놀러 와도 돼요?
여자분은 또 말이 없습니다.
묵묵히 자물쇠를 따고 문을 열어 줍니다.
그리고는 퉁명스럽게 한 마디 던집니다.
이제는 길로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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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분 농장에 있는 블루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