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좀 쌀쌀합니다.
그래도 베란다로 들어 오는 햇볕은 무척 따뜻하네요.
화원에서 몇년 전에 누가 사다 준 국화가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처음 가지고 왔을 때는 공처럼 동그랗게 생긴 꽃이었는데
아마 화원에서 일부러 모양을 그렇게 만들어서 팔았겠지요?
올해에는 영양제를 꽃이 피기 전에 조금 주어서 그런지
꽃이 아주 똘망하게 피었습니다.
베란다에서 핀 국화꽃 옆에 서서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무엇을 했었나를 생각해 봅니다.
물을 주고 가지를 세워 주고 그리고는 말을 많이 시켰었네요.
대답없는 식물에게도 언제나 말을 겁니다.
금방 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말없이 있다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서 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꽃은 나름대로 자기의 의무를 다 했으니까요.
함께 사는 사람에게도 언제나 말을 겁니다.
과묵한 그 사람에게서 돌아 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그래도 혼자 떠들어 댑니다.
그러다가 어느날에 말 안하고 가만히 있기라도 하면
그제서야 어디가 아픈가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건가 호들갑을 떱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제발 대꾸를 안 하더라도 혼자 떠들어 달라고 합니다.
나 이거야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