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대문 시장에서 사 온 드리퍼.
강화유리로 만든거라 잘 깨지지 않는다고 주인장이 침 튀겨 가면서 말하더군요.
플라스틱 드리퍼는 잘 깨집니다. 사기로 된 드리퍼는 닦을 때 조심스럽고
어쨌든 창 밖에는 하루종일 비오고 약간의 바람도 불고요.
이런 날은 일도 하기 싫고 그냥 흔들 의자에 앉아
비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면서 따끈한 커피 한 잔 정성껏 만들어 먹어 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오늘은 로부스타종을 볶아서 먹어 봅니다.
새로 산 유리 드리퍼에 내려서 먹는 로부스타 커피, 그 맛은 어떨까 궁금합니다.
로부스타는 처음 접해 봅니다.
일부러 산 것은 아니고 수망을 주문했을 때 그냥 맛 보라고 함께 보내 준 것입니다.
로부스타는 주로 인도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브라질 일부 지역에서 재배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로부스타는 원두가 크고 가운데 난 골이 거의 일직선입니다.
종자가 워낙 강인해서 척박한 땅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고 합니다.
쓴맛이 강하고 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아라비카종 보다 저렴해서
주로 인스턴트 커피 만드는데 쓰인다고 하지요.
로부스타는 특이한 향은 없지만 구수한 맛이 있어
한국사람 입맛에는 더 잘 맞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아라비카종과 적절히 배합해서 먹어도 아주 좋습니다.
커피를 볶으면서 옆에 있는 사람과 이런 저런 얘기하느라고
집중을 못해서 제대로 볶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번에 강배전 중배전 약배전을 다 볼 수 있게 되었네요.
1차 팝핑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서 크기도 다양합니다.
아라비카종인 에티오피아산 커피입니다.
비교를 하기 위해서 볶아 보았습니다.
함께 놓고 보니 비교가 확실히 되네요.
원두 크기가 많이 다르지요?
이디오피아산 커피는 거의 프렌치로스팅이 된 것 같습니다.
요즘은 맛과 향기가 좋은 아라비카와 환경에 잘 적응하고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의
교배품종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에서는 맥도날드의 맥카페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블렌딩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맛이 좀 더 구수합니다.
다양한 크기와 색깔을 가진 로부스타
로부스타는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너무 잘게 갈아도 안됩니다.
아주 잘 부풀고 있습니다. 30초의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블랙으로는 맛이 약간 써서 액상 크림을 두개 넣었습니다.
호텔에서 파는 한 잔에 7000원 정도 하는 커피의 맛이 납니다.
구수한 숭늉맛 같은 커피, 로부스타커피입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중에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겠고
아니면 적절하게 블렌딩해서 먹어도 맛있을 것 같네요.
값도 싸고 맛도 괜찮고,
로부스타 한번 마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