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실재로 보면 더 큰 남천 화분이 네 개가 있습니다.
친한 친구가 가지고 온 나무입니다.
화분에 제대로 심지도 않고 대충 가지고 왔는데
큰 화분 네개를 사다가 하나씩 심어 주었었지요.
겨울이 되면 빨갛게 물든 잎이 꽃보다도 더 예뻤습니다.
가지고 올 때보다 지금은 너무 많이 자라버려
친구가 집에 와서 보고는 자기가 갖고 온 나무 맞냐고 물어 봅니다.
봄이 되니 남천나무에도 꽃이 필 준비를 합니다.
서로 내기라도 하듯 꽃봉오리들을 잔뜩 매달고 있습니다.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남천은 전화위복이라는 꽃말이 있습니다.
잠시 누구와 의견충돌이 있어서 마음고생을 했었는데
남천 때문인지 그 사람과 더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꽃을 더 가까이에서 찍어 보았습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그런 꽃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난 뒤로 더욱 정성스럽게 나무를 가꿉니다.
꽃가지에 수많은 꽃들이 핍니다.
일부러 가끔 나무들을 흔들어 줍니다.
열매가 잘 열리라고....
집안에서 어지간해서는 예쁜 열매 보기가 힘듭니다.
어느 해인가 다섯 개의 열매가 빨갛게 물들었었던 적이 있긴 있었지요.
수분을 하려면 벌이나 나비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때는 나비와 벌 한마리를 잡아서 베란다에 놔 둘까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예쁜 색으로 물든 잎을 보려면 겨울에는 추운 곳에 둬야 하던데
먼저 살던 아파트 보다 따뜻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으니
올 겨울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베란다에 있는 커다란 남천,
나뭇잎이 모두 빨갛게 물들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텐데요.
이제 꽃들은 꽃잎들을 떨어뜨리고
가운데 열매만 남아 갑니다.
아무리 보아도 빨간 열매 보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도 혹시 한개라도....하는 기대를 가지고
올 겨울을 한 번 기다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