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동네 얕은 산에서 캐나다딱총나무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냥 땅만 보고 걷거나 앞만 보고 걷다가는 지나쳐 갈 수밖에 없는 비교적 큰나무들의 꽃.
꽃이 한창일 때는 무엇하느라고 나오지도 못하고
이제 꽃이 다 끝나가고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아래 쪽에 있는 꽃들은 빨리 져 버렸고 높은 곳에는 아직 몇 개의 꽃들이 달려 있습니다.
줌으로 당겨서 찍어 보았지만 별로 신통치가 않네요.
언젠가 층층나무 꽃을 보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조금 늦게 찾아 갔더니 아래 쪽 꽃들은 이미 다 떨어졌고
아주 높은 곳에 몇 개의 꽃송이가 달려 있었습니다.
아무리 줌으로 당겨도 꽃모양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남편이 꽃이 달려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살짝 당겨 주었습니다.
남편이 손으로 잡고 있는 나뭇가지는 덜덜덜 흔들려서 사진을 찍자니 초점이 잘 안 맞았습니다.
" 좀 잘 잡아 줘요~~~나뭇가지가 떨려서 사진을 못 찍겠어요~~히히"
"알았어.단단히 잡을게.. "
하는 순간 그만 잡고 있던 나뭇가지가 뚝 부러졌습니다.
아이구 이를 어째 큰 일이 났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의사라고 해도 부러진 나뭇가지를 도로 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놀란 심장이 벌떡벌떡 뛰었습니다.
어떡하지...어떡하지....할 수 없지 뭐.......
그냥 돌아 오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은 죄가 있어서 며칠이 지나서 다시 한번 그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부러진 나뭇가지는 이미 치워지고 없었고 팻말이 하나 서 있었습니다.
"나무를 캐 가거나 훼손하는 사람에게는 2000만원의 벌금을 물립니다"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닐까?
그 전에 부러뜨린 사람은 괜찮고?
그게 아니겠지요.
비록 크게 부러뜨리진 않았지만 앞으로는 절대 그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너무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이름 모를 잡초도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름을 몰랐다가 이름을 알아 냈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을 다 못합니다.
캐나다딱총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무슨 나무일까 생각만 하다가 이름을 알게 된게 얼마 안됩니다.
이름을 알게 된 나무는 꼭 다시 찾아 갑니다.
그래 너의 이름이 캐나다딱총나무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