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하던가요.
해마다 수국화분에다 대고 말합니다.
올 해에도 한 송이라도 좋으니 꽃을 피워달라고요.
그랬더니 올 해 딱 한 송이 수국꽃이 피었습니다.
말할 수 없이 큰 기쁨.
수국 화분이 베란다에 네개나 있는데
그 중 제일 오래되고 직접 사 온 화분에서 꽃이 피었습니다.
꽃집 아저씨가 잘 키워 보라며 아주 싸게 준 화분입니다.
매일 오전 베란다에 나가 수국꽃에게 인사를 합니다.
잘 잤니?
그러면 수국은 화사한 미소로 대답을 합니다.
네, 주인님~~
한 달 동안 큰 기쁨을 주고 이제 수국꽃은 시들어 갑니다.
베란다에는 다른 꽃들도 있어 또다른 기쁨을 주고는 있지만
그래도 수국꽃이 주는 기쁨이 으뜸이었습니다.
또다시 기원을 합니다.
수국아 수국아 내 년에는 세 송이 정도 피워 주면 안 되겠니?
거름도 주고 겨울을 잘 지내면 당연히 꽃을 피우겠지요.
수국 덕분에 아름다웠던 유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